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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달빛이란 참 신비한 겁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몇 번이나,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 신비한 달빛에 대해, 그리고 그 달빛 아래 서 있던 나에 대해, 뭔가를 써보고자 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써 본적이 없습니다. 실제로 ‘늑대인간의 귀환’이란 소설에서 제가 정말로 쓰고 싶었던 것은 그 달빛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그것을 써보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역시 잘 되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저 혼자 남아 뒷정리를 하던 중, 카페의 정원에서 문득 다시 한번 그 달빛 아래 서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담배 한 대를 다 피우면서 그 달빛에 비친 휑한 정원의 풍경과,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음을 애잔하게 하면서, 동시에 행복하게 합니다. 저..
단상에 에미넴의 ‘lose yourself’라는 곡을 올렸습니다. 뮤직비디오와 영어원문과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뿐입니다. 오랜만에 오후 내내 집에서 빈둥거리며 티브이를 보다가 우연히 보게 된 뮤직비디오입니다. 에미넴이란 가수를 처음 알게 된 건 최근의 일입니다. 역시 케이블 티브이를 보다가, 미국의 무슨 음악상(그래미?) 시상식에서 그의 모습을 처음 봤죠. 아마 ‘without me’라는 곡이었을 겁니다. 그 뮤직비디오에서는, 빈 라덴 복장을 한 우스꽝스런 모습의 에미넴을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번 곡 ‘lose yourself’는 우연히도 오늘 낮에 운전을 하다가 듣게 되었습니다. 좋더군요. (사실 이 음악을 처음 들은 건, 이 음악이 사운드 트랙으로 쓰인 영화 '8mile'의 예고편을 통해서..
[Intro] Look, if you had one shot or one opportunity 이봐, 만약 너에게 네가 원했던 모든것을 To seize everything you ever wanted in one moment 얻을 수 있는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면 Would you capture it or just let it slip? 잡을 건가 아니면 그대로 놔둘건가? [Verse 1] Yo, his palms are sweaty, knees weak, arms are heavy Yo, 손바닥은 땀으로 차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팔은 무겁게만 느껴져 There is vomit on his sweater already 그의 옷에는 구토 자국이 있지 Moms forgettin' he's nervous ..
언제 내가 처음 이 음악을 들었던 것일까? 아니, 언제 내가 처음 이 음악의 제목을 알게 된 것일까?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자연스럽게 이 음악과, 이 음악의 제목을 알게 되었다. 척 맨시니의 ‘필 소 굿.’ 으흠. 척 맨시니하면, 자연스럽게 칙 코리아나, 팻 맷쓰니 등등의 이름이 연상된다. 그렇다고 내가 재즈 매니아라는 건 아니다. 나는 어떤 것이든, 그렇게 열중하지 않는다. 별 시시한 일들을 잘도 기억하는 내가, 이 음악과 맺게 된 최초의 인연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조금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해도 내게는 이 음악과 관련된 몇 가지의, 역시 시시한(그래도 내게는 소중한) 기억들이 있다. 첫 번째는, 작년 여름의 일이다. (벌써 이것이 작년 일이라니!) 나는 그 여름, 대학..
오랜만에 물고기통신을 써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겠죠.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말일까요? 생각해보면 또 그렇게 많은 일들은 아닌 거겠죠. 마치 긴 여행에서 돌아온 기분이 듭니다. 다시 제 방으로 돌아온 것 같은데, 여전히 제 방은 그대로인지, 또 제 자신도 그대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점검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 이번 일을 통과하면서 저는 제 자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나는 어떤 인간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뭘 배웠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 이 시점에서 저는 잠정적으로 이렇게 내려봅니다. ‘나는 이기적인 인간이다. 그러나 이제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
사랑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그 어려움 중의 하나는 사랑은 때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의미를 한데 아우르는 단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 하나하나를 구별하지 않는 것은 일견 무지나 소홀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어느 때가 되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기도 한다. 나는 여기서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고 또 어떻게 끝나는지 말하지 않겠다. 그것은 내게도 지극히 궁금한 일이지만,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그 시작과 끝을 설명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이 일종의 사고(사건)라는 것이다. 그것은 아무런 이유 없이 발생했다가, 또 아무런 이유 없이 소멸된다. 그런 면에서 운명과 닮아 있다. 1. 거리를 없애는 사랑의 행위 : 폭력 내가 사랑에 대해 말할 수 있는 ..
세상에는 두 가지 형태의 ‘부조리’가 있다. 첫 번째는, 전체 중에 하나의 요소를 따로 떼어 내어 바라보게 될 때 느끼는 부조리다. 그것은 ‘전체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서는 전혀 부조리하지 않다. 이치에 닿는다. 하지만 억지로 그 문맥에서 떼어내면 그것은 굉장히 이상한 일, 이치에 닿지 않는 일처럼 보인다. 이런 경우는 수없이 많다. 때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부러 전체의 문맥에서 어느 한 요소만을 떼어내어, 그것이 ‘부조리’하다고 말한다. 매도한다. 하지만 이 첫 번째 ‘부조리’는 진짜 부조리가 아니다. 그것은 오해에 불과하다. 두 번째는, 반대로 전체 속의 하나하나의 요소들은 이치에 닿는다. 누군가 우리에게 그 하나하나를 따로 따로 보여주고 설명한다면 우리는 매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나는 싸움을 잘 못한다. 신체를 사용하여 치고받는 실제의 싸움뿐만 아니라, 말싸움, 또 비유적인 의미에서의 싸움 등등. 웬만하면 피하고 싶다. 그렇다고 싸움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은 어떤 싸움이든 했다 하면 이길 자신이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싸움에서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내가 남들과 잘 싸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내게는 절실하게 지키고 싶은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컨대 명분이 없는 것이다. 져도 별로 상관없다.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은, 그 싸움에서 내가 덜 상처받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도 때로 술이 취하면 누군가에게 시비를 걸고는 한다. 싸우고 싶어진다. 또 여기서 ‘논쟁’과 ‘의견교환’을 구별할 필요도 있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