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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물고기통신 66 본문

물고기통신

물고기통신 66

물고기군 2002. 12. 13. 00:09
오랜만에 물고기통신을 써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겠죠.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말일까요? 생각해보면 또 그렇게 많은 일들은 아닌 거겠죠. 마치 긴 여행에서 돌아온 기분이 듭니다. 다시 제 방으로 돌아온 것 같은데, 여전히 제 방은 그대로인지, 또 제 자신도 그대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점검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 이번 일을 통과하면서 저는 제 자신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나는 어떤 인간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뭘 배웠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지금 이 시점에서 저는 잠정적으로 이렇게 내려봅니다.
‘나는 이기적인 인간이다. 그러나 이제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겠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예전의 저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반대였습니다. 이를테면, 자기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행위가,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이 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운이 좋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위한 행위가 남을 위한 행위가 될 거라고. 거기서 출발하는 것이 정직한 거라고. 그래서 그렇게 연결되는 거라고. 물론 이러한 연결 자체는 똑같습니다. ‘남을 위한 행위가, 역시 운이 좋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위한 행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운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해도, 인간의 능력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남을 위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행위가 되지 않을지라도, 아마도 그게 올바른 출발점일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다시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지 않아도 좋다. 이제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적어도 그가 내 앞에서 사라지기 전에. 내가 그것을 할 수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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