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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물고기통신 68 본문

물고기통신

물고기통신 68

물고기군 2002. 12. 23. 01:46
달빛이란 참 신비한 겁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몇 번이나,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 신비한 달빛에 대해, 그리고 그 달빛 아래 서 있던 나에 대해, 뭔가를 써보고자 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써 본적이 없습니다. 실제로 ‘늑대인간의 귀환’이란 소설에서 제가 정말로 쓰고 싶었던 것은 그 달빛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그것을 써보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역시 잘 되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저 혼자 남아 뒷정리를 하던 중, 카페의 정원에서 문득 다시 한번 그 달빛 아래 서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담배 한 대를 다 피우면서 그 달빛에 비친 휑한 정원의 풍경과,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음을 애잔하게 하면서, 동시에 행복하게 합니다. 저는 한정된 가능성만을 지닌 보잘것없는 인간으로서의 저 자신인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위대한 우주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결국 저 자신일 뿐입니다. 그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도 하고, 또 기쁘게도 합니다.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워 습관처럼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Fly me to the moon.’이란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벌떡 일어나 다시 컴퓨터를 켜고 지금 이렇게 문장을 쓰고 있습니다.

Fly me to the moon
날 달로 날아가게 해줘요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별들 사이를 누비며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Jupiter and Mars
목성과 화성의 봄은 어떤지 보게 해줘요

In other words, hold my hand
다시 말한다면, 내 손을 잡아주세요
In other words, darling kiss me
다시 말한다면, 내게 입맞춤을 해주세요.

Fill my heart with song
내 맘을 노래로 채워주고
and Let me sing for ever more
영원히 그 노래를 부르게 해주세요.
You are all I long for all I worship and adore
그댄 내가 갈망하고, 숭배하며 동경하는 사람이죠.

In other words, please be true
그러니 진심으로 날 대해줘요
In other words, I love you
그 말은 당신을 사랑한다는 거예요

* 이거참, 사람이 경망스러워서 뭐 하나 배우면 어떻게든 써먹을려고 또 이렇게 음악을 삽입시켜군요. 본래 이런 거 정말 싫어했는데, 흐음, 아무튼 좀 소란스런 홈페이지가 되었습니다. 이곡은 아마 '에반겔리온' OST에 포함되어 있는 곡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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