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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저는 그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뭔지 아십니까? 아무튼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잘 돼 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습니까? 그러니 제발 입닥치라고요.
어쨌건간에, 문장 속에서 생각해야 한다. 문장은 단순한 기호가 이니다. 문장 바깥에서 생각한 것을, 문장으로 쓸 수는 없다.
행복이란 두려움에 둘러 싸여 있는 것이다. 두려움을 통과한 뒤에야 우리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나는 분명히 굉장한 낙천주의자가 분명하다. 아주 단순하다. 스스로 저지른 실수 때문에, 자기 자신을 내던지고 싶을 정도로 괴로워하다가도, 금방 잊고 만다. 내게는 어떤 아픔이나 고통의 기억도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그 아픔의 크기나 깊이의 실체를 시간 속으로 흘려 버린다. 나의 이 낙천주의자가 나를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단지 바라는 게 있다면, 그곳이 바로 이곳은 아니었으면 싶다. 낙천주의는 본질적으로 미래를 향해 있는데, 언제까지나 미래가 계속 존재할 리는 없다.
다들 알고 있는 얘기지만, 지나간 노래들은 지나간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다. 나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진부한 표현일테지만, 그것은 과거로 통하는 열차표와 같다. 아무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티켓이 주어지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곳으로 가야만 한다. 그 여행은 언제나 아프도록 감미롭고, 맥이 탁 풀리도록 씁쓸하다. 지금 듣고 있는 이 노래는, 몇 년 뒤, 또 내게 어떤 풍경을 보여줄까?
어른은 아이와 진심으로 놀지 않는다. 그저 놀아줄 뿐이다. 아이는 어른과 놀기 위해서 어른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른은 놀지 못한다.
어머니는, 저를 믿는다고 하셨죠.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나도 나를 믿지 못하는데. 잘못은 비와 같아요. 우린 잘못을 피할 수 없죠. 작은 우산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해요. 잘못은 우리의 뿌리예요. 잘못이 없어지면, 우리도 살아갈 수 없어요. 근데 어떻게 세상이 완전해지리라 희망할 수 있죠? 사람들은, 내게 거짓말을 시켰어요.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께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아픔은 용서의 대가가 아니죠. 그렇죠. - 언젠가의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