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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인생이라는 건 우스운 것, 어떤 부질없는 목적을 위해 무자비한 논리를 불가사의하게 배열해 놓은 게 인생이라구. 우리가 인생에서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우리 자아에 대한 약간의 앎이지. 그런데 그 앎은 너무 늦게 찾아와서 결국은 지울 수 없는 회한이나 거두어들이게 되는 거야. 나는 죽음을 상대로 싸움을 해왔어. 그건 우리가 생각할 수 잇는 다툼 중에서도 가장 맥빠진 다툼이지. 그 다툼은 어떤 막연한 회색 공간에서 일어나는데, 발 밑에 딛고 설 땅이 없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으며, 구경꾼도 없고, 소란도 없고, 영광도 없고, 승리를 향한 커다란 욕구도 없고, 패배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도 없고, 미지근한 회의로 가득한 그 진저리나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 자신의 정당함에 대한 많은 믿음도 없이, 또 우리 ..
조셉 콘래드, "암흑의 핵심", 이상옥, 민음사, 1998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7권에 속하는 책이다. 표지에 작가의 사진인지 초상화인지 모를 것이 그려져 있는데, 눈두덩이 쑥 들어가고 코가 크고 콧날이 오뚝한 게, 퍽 남성적으로 잘 생긴 얼굴이다. 코 아래부터 조명 탓인지도 모르지만, 검은 수염이 무성하다. 시선은 오른편 상단을 향하고 있는데, 노려보는 듯한 강한 눈빛은 아니고, 그저 지긋이 바라보는 눈빛이다. 마치 상갑판의 조타실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듯이. 이 책은 사실 꽤 오래 전에 구입한 책인데, 최근에야 처음부터 끝까지 읽게 되었다. 처음 도입부가 - 100년 전의 소설인 탓인지 조금 어설프다고 느껴졌지만 읽어나갈수록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나 자신의 독서경향을 말하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