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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물고기통신 17
'고통'을 아는 것과, 그것을 느낀다는 것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가령, 고통의 기억과, 또는 앞으로 다가올 고통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 그 자체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 세가지는 전혀 다릅니다. 그렇게 해서, 고통의 실체는 우리가 그것을 파악하려고 하면 할수록 자신을 감춥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통이란 것이, 항상 우리가 그 고통의 와중에 있을 때만 그 실체를 만질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 실체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그저 고통스럽다는 상황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 상황 속에서는 어떤 것도 구별되지 않습니다. 고통의 기억과, 고통의 두려움과 고통 그 자체, 그리고 자기 자신이 한데 엉켜서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고 집어삼킵니다. 혼돈입니다. 구역질이 납니다. 아마, 카뮈라면 그 고통..
물고기통신
2001. 12. 5. 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