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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다리는 없다
모든 죽은 자는, 뒤에 하나의 다리를 남긴다. 삼 년 전, 다른 도시에 간 적이 있다. 방엔 팔을 얹을 수 있는 낮은 창문이 있었는데, 일요일마다 달리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오랫동안 그 창을 통해 하늘을 보곤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빛의 비행기들을 바라봤다. 그 도시에선 흔한 풍경이었다. 언제라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면 파란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를 볼 수 있다. 비행기를 볼 수 없는 날은, 흐린 날 뿐이었다. 비행기는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다른 높이로 날고 있었다. 세 대의 비행기를 한꺼번에 본 적도 있었다. 천천히 날던 비행기, 너무 멀어서겠지만, 마치 정지한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분명 조금씩 멀어지거나, 가까워지거나, 한 켠에서 다른 한 켠으로 ..
단상
1999. 10. 10. 0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