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최근 검찰의 행태를 보면 어떤 장면이 생각난다. 그 장면에선 무언가 알 수 없고 커다란 존재가 '보아라, 내가 얼마나 힘이 세고 무서운지' 큰소리 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가 옛날이야기나 동화 등에서 익히 봐왔던 장면인데, 대개 이야기의 결말은 결국 그 존재가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걸로 끝이 난다. 하지만 나는 이 나라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어떻게 끝날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때때로 정말 무섭다. about 11 hours ago via Chromed Bird 내게 가장 놀라운 것은, 정말로 군이 무언가를 은폐하고 있다면, 어떻게 그들이 그것이 성공할 거라고, 은폐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는가 이다. 이것은 이제껏 많은 성공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취할 수 없는 선택이 아닌가? 하지만 다시 한번 그것..
어렸을 때 학교에 갔다오면 점심으로 두 가지 메뉴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김치볶음밥과 라면이다. 이제 생각하면 보온밥솥이 아니라서 찬밥 밖에 낼게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랬다. 예전에는 스텐레스 밥그릇에 뜨거운 밥을 담아서 이불같은데 넣어두고는 했다. 그건 외할머니의 메뉴였다. 특별히 어느 쪽을 좋아하고 자주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김치볶음밥은 정말 매웠다. 나중에 내가 스스로 밥을 챙겨먹을 때 즈음 그 김치볶음밥이란 걸 해봤다. 근데 아무리해도 그렇게 매운 맛을 낼 수가 없었다. 김치가 달라서? 아님,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뭐가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생각하면 그건 고작 김치볶음밥이었다. 그러니까 그냥 김치와 밥밖에 없었다.내가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 즈음에 '코코프라이드라이..
차창문을 여니 봄냄새가 났다.도로와 나란한 하천 공원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띠었다.농구코트에 공을 쫒아 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만 같다.새학기의 냄새.뭐라해도 겨울의끝에 맡게 되는 봄냄새는 싫어할 수가 없다. 11 minutes ago from Chromed Bird 인디에어를 봤다. 집은 환상이다. 가족이나 결혼도 그렇다. 하지만 그런 환상없이 삶은 유지되지 않는다. 무의미해진다. 조지클루니는 그 무의미를 고통스럽게 견딘다. 단지 숫자일 뿐인 천만 마일리지라는 긍지. 하지만 사람들이 삶(환상) 속에서, 안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 깨어질 수 있는(해고당할 수 있는) 집에서 일상의 잠을 청할 때, 클루니는 별보다 더 환환 빛으로 공중(무의미)을 날고있다..
This was a triumph. 큰 업적이로군요. I’m making a note here: HUGE SUCCESS! 여기 기록해 두기로 해요: 대성공! It’s hard to overstate my satisfaction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만족스러워요. Aperture Science 에퍼쳐 사이언스 we do what we must because we can 우린 할수 있기에 반드시 해야할 것을 하죠. For the good of all of us except the ones who are dead.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죽은 사람은 빼고요. But there’s no sense crying over every mistake, 그러나 매 실패마다 울 수는 없는 일이예요. you just ..
군대시절 황금마차라는 게 있었다. 일종의 이동식 매점인데, 노란색 트럭에 이것저것 싣고 산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부대를 돌아다녔다. 먹을 걸 사먹으려면 그것밖에 없었다. 물론 특별히 물자가 부족했던 건 아니었다. 그렇게 외따로 떨어진 부대일 수록, 사실 먹을 거는 풍족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황금마차가 오면 신이 나서 달려나갔다. 과자니, 탄산음료니, 레트로 치킨이니 만두니 하는 걸 잔뜩 사서 내무반으로 돌아와 근무를 마친 부대원들과 작은 파티를 벌였다. 황금마차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것도 아니었고, 잊어버리고 있을 때도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노란색 트럭을 발견하면 기분이 좋아졌다. 심지어 짠밥이 돼서 별 먹고 싶은 것도 없고, 파티를 벌이는 것도 지겨웠을 때조차도, 그래서 네들이나 먹으라며 따로 ..
예전에는 '빠'들이 소위 정신나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빠순이라든지, 황우석빠, 심형래빠 기타 등등. 근데 요즘에는 '빠'를 까는, 소위 이성적이고 균형잡히고 순수하게 중립적인 '척' 하는 사람들이 더 구역질이 난다. 자신들이 그 모든 일에 아무 연관도 없는 것처럼, 또 연관이 있어도 자신은 항상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무지막지한 이성적 능력을 가진 것처럼.때로 그들은 언론을 심하게 비난하고는 하는데, 내가 보기에 그들은 그들 자신이 비난하는 언론 그 자체인 것처럼 구는 것 같다. 아무도 이 일에 무관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무관함 그 자체가 그들에게 어떤 특권을 가져다주는 양 구는 게 문제다. 이를테면 아무도 이 일에 무관할 수 없다고, 그들은 무관한 것처럼 말한다. 그들이 그 ..
내가 아주 어렸을 때의 얘기다. 기억이란 참 이상한 것이어서, 어떻게 지금껏 그 일을 기억하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여러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는데,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거나 주차장으로 쓰이는 공터였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대개 그러한 공터가 많이 남아 있었다. 낮에는 비어있다. 무슨 일인가로 나는 누군가와 말싸움을 했다. 무슨 일 때문인지, 또 그 상대가 누구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추측해보건대, 그건 대단한 싸움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호전적인 인간은 아니었다. 오히려 항상 움츠려있고, 소심한 편이었다. 하지만 알 수 없다. 그 시절의 내가 어떤 인간이었는지, 그건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이 기억이 여전히 내게 남아있는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시절의 내가..
특별히 시사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닌데 - 아니, 관심이 없는데, 노트북을 켜면 또 아무 생각없이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읽고는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뉴스란 게 확실히 뉴스여서 뭐가 맞다든지 틀리다든지, 또 옳다든지 그르다든지, 좋다든지 나쁘다든지 하는 일종의 ‘문제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럼 또 나도 그런 걸 생각하게 된다. 대개 뉴스란 게 그렇듯 - 그러니까 또 뉴스란 게 확실히 뉴스여서 - 뭐가 잘 되고 있다는 얘기보다 잘못 되고 있다는 내용이 많다. 가령 오늘의 (포털) 헤드라인 뉴스는, 자세한 사건의 전개를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촛불집회 재판에서 대법관이 일종의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개입을 했다는 내용이다. “정의의 마지막 보루가 권력의 시녀로” “신뢰에 금간 대법원…사법파동 또 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