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물고기통신 201 본문
예전에는 '빠'들이 소위 정신나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빠순이라든지, 황우석빠, 심형래빠 기타 등등. 근데 요즘에는 '빠'를 까는, 소위 이성적이고 균형잡히고 순수하게 중립적인 '척' 하는 사람들이 더 구역질이 난다. 자신들이 그 모든 일에 아무 연관도 없는 것처럼, 또 연관이 있어도 자신은 항상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무지막지한 이성적 능력을 가진 것처럼.
때로 그들은 언론을 심하게 비난하고는 하는데, 내가 보기에 그들은 그들 자신이 비난하는 언론 그 자체인 것처럼 구는 것 같다. 아무도 이 일에 무관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무관함 그 자체가 그들에게 어떤 특권을 가져다주는 양 구는 게 문제다. 이를테면 아무도 이 일에 무관할 수 없다고, 그들은 무관한 것처럼 말한다. 그들이 그 일에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실제로 무관하다는 걸 비난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무관한 자들의 편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큼만 무관하다.
From Tumblr Dec 28th, 2009 9:16am
아이폰을 쓰면서, 또 어떤 IT기기를 쓰면서 많은 경우에 리셋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걸 안다. 이걸 뭐라고 해야할까? 나는 어떤 우익들이, 또 보수주의자들이 사회의 리셋을 원하는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일종의 사회개조랄까, 사회재개발이랄까? 다른식으로 말하면, 게시판을 청소한다고 할까? 찌질이들을 몰아내자. 악플러들을 강퇴시켜라. 리셋이다. 아마 당신은 여기서 나치의 인종청소라는 개념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당신은 그것을 악이라고 규정지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진보주의자들은, 또 지식인들은 그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현할 것이다. 하지만 또한 당신은 순전히 형식적인 면에서, 리셋을 혁명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는 걸 안다. 거기에 숱한, 또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내용적 차이가 있음에도, 리셋이 아닌 혁명은 혁명이 아니다. 아마 순전히 형식적인 면에서, 그래도 무슨 차이를 찾아내야 한다면, 진짜 혁명은 자기 자신까지도 혁명의 대상에, 제거해야 할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바이러스나 버그, 또 찌질이가 되어야 한다는 정도? 때로 나는 어떤사람들이 구원받을만한 가치도 없다고 생각할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그들이 구원받을 수 없다면 나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한다. 그리고 아마도 그게 맞을 것이다. 구원 받을만한 가치가 없다.
From Tumblr Dec 26th, 2009 9:0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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