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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통신

물고기통신 200

물고기군 2009. 1. 3. 22:45

어쨌든 이로써 제 소설도 끝이 났습니다. 거의 반 년이상, 붙잡고 있었는데, 단지 끝이 났다는 것만으로도 참 다행스런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반 년이라고 했지만, 정작 컴퓨터 앞에서, 실제 문장을 쓴 시간은 그보다 훨씬 짧아지겠죠. 이를테면 거의 한 달 내내, 원고지를 기준으로 해도 채 10매를 쓰지 못한 시기도 있었고, 또 어떤 한달 내내 쓴 많은 분량의 문장을 그대로 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몇 주간은 아예 문장을 쓰지 못한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와 반대로 단 며칠 만에 원고지 250매 정도의 분량을 미친 듯이 쓴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끝이 났습니다. 소설이 긴 만큼, 또 붙들고 있던 시간이 긴 만큼, 이 소설에 대해 할 말도 참 많습니다만, 이제 생각하면 다 쓸데없는 말들이란 생각도 듭니다. 워낙 말이 많은 사람인지라, 결국에는 누구라도 붙잡고 술을 마시면서 그 말들을 다 할 거란 생각도 듭니다만, 글쎄요, 그러려면 일단 그 상대방이 이 소설을 다 읽어야 하는데, 그것도 어려운 일이겠죠.

블로그 형태로 홈페이지를 바꾸면서, 일일 방문객이 표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전번에도 이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적을 때는 열 댓명에서, 많을 때는 ‘이해할 수 없는’ 숫자가 찍히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봐서, 상당한 숫자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합니다. 굉장히 궁금합니다. 대체 누가 별 볼 것도 없는 이 블로그를 찾는 걸까? 그들은, 매일 같은 사람들일까?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일까? 지금 연재되는 소설을 읽는 걸까? 근데 왜 아무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거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또 갑자기 방문객 숫자가 줄어들면, 그게 또 궁금해집니다. 왜 줄었을까? 소설이 재미없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제가 그다지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 연재된 소설은 비공개로 바꾸었습니다. 또, 1장이 상당부분 수정되었고, 전체적으로 오타나 비문, 틀린 맞춤법도 많았습니다. 이런 저런 부분들을 수정하고, 정리해서 조만간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또 한 살을 먹고, 계속 나이만 먹습니다. 그래도 저는 대체로 잘 지내는 듯합니다. 약 4개월 전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게 참 재밌습니다. 제 하루 일정 중에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일 수영이 아니었다면, 거의 ‘은둔형 외톨이’ 같은 생활이었겠죠. 마찬가지로 소설이 없었다면, 저는 훨씬 더 외로웠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원래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을 쓰면서는 이상하게 대화 부분에서, 키보드를 치면서 동시에 입으로 말을 하게 되더군요. 그게 소설에는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니, 장기적으로봐서는 그게 더 나쁠지도 모르죠. 그게 어쩌면 ‘은둔형 외톨이’로 들어가는 첫 길목일지도 모르겠네요. 만일 그렇다면, 모든 뛰어난 소설가들은 ‘은둔형 외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만일 주변에 소설을 쓰는 친구가 있다면, 또는 프로 소설가들을 아신다면, 설혹 그들이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실수를 하게 되더라도, 그러려니 해주십시오.

그렇게 소설을 쓰는 작업은 참 이상합니다. 일종의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물론 세상에는 정상적인 소설가도 많을 겁니다. 더 많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아마도 그들이 굉장히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그런 게 없으니, 그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꼼꼼이 연재를 따라 오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최종 분량이 2008년의 마지막 날에 올라갔습니다. 다분히 의도적인 부분도 있지만, 나름 제게는 그게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다른 누군가에게도 그게 작으나마 어떤 의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떤 경로로, 어떤 목적으로, 이곳에서 들어오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방문객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십시오.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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