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보기 (466)
시간의재
일요일에 절에 다녀왔다. 집에서 거의 두 시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아침 6시 반쯤에 집을 나서야만 했다.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밖은 이미 환했다. 날마다 날마다 아침이 오는 시간(혹은 밤이 오는 시간)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 자체가 이미 나에게는 매우 신성한 '어떤 것'이었다. 시간의 축을 누군가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조금씩 조금씩 옮겨 놓는 것.처음, 그 절을 가려고 집을 나섰던 것은 2년전, 그러니까, 스무살, 겨울이었다. 겨울이었으므로, 여섯시 쯤이라도 밖은 아직 어두웠다. 엄마가 나를 절에 보냈던 이유는, 내가 불심이 강하기 때문에 일요일마다 부처님 곁에서 봉사를 해야한다는, 좀 독특하고 어이없는 것이었다. (물론 무보수는 아니었다.)불심이 강했든 어쨌든,..
가을이 되니, 사람들이 떠나나 보다. 아니, 틀렸다. 가을과, 사람들이 떠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그러고 보니, 북경의 나비가 날개를 퍼덕거리면, 미국에 태풍이 인다는 진술을 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난, 내가 모르면서, 얼마나 많은 말을 지껄이고 있는 걸까? 사람을 마음에 두지 말자고 했지. 얼마나 많이, 떠나가는 것들에 대해, 사라지는 것들에 대비하자고 다짐했던가?
으악, 또 문장을 잘 쓸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화가 납니다. 역시 문장이란 것도, 한 달음에 죽 계속 썼어야 하는 건데. 요즘은 빈둥빈둥 책이나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끔, 삶이 두려워지곤 하는데, 고개를 휙 돌리면 금방 두려움이 떨쳐집니다. 점점 뻔뻔해집니다. 으악.
감기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된다. 겨울뿐만 아니라, 환절기는 물론, 한여름에도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추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여기서 나의 고민은 비롯되었다. 그렇다면 춥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것인가? 바이러스는 어떻게 된 걸까? 마치 따뜻한 온도가 세균을 왕성하게 번식시키듯이, 낮은 온도가 감기 바이러스를 발생시키는 것일까? 그럼, 한여름에 걸리는 감기는 뭐야? 추측. 감기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널리 세상에 퍼져 있다. 그러다 우리 몸이 추위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해 들어온다. 맞나요? 감기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 또 한 가지. 감기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시중에 나와 있는 감기약이란, 신체에 침투해..
1. 제가 좋아하는, 어느 뮤지션(정석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음악계에 뛰어든 신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충고로, '연습할 시간에 기도를 열심히 하라. 운 좋은 놈 못 당한다. 운 좋아지게 개운을 하라.'고 적어놓았더군요. 뭐, 다분히 장난끼가 섞인 충고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정말 '운 좋은 놈 못 당하지'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여러분들 모두, '새해에는 개운하십시오.' 개운! 2. 다시 살이 찌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평소 체중에서 약 7킬로그램을 뺐다가, 다시 거기서 4킬로그램이 쪘습니다. 우아, 고작 2주정도 긴장을 늦췄을 뿐인데 말이죠. 7킬로를 빼는 데는 두 달이 훨씬 넘게 걸렸으니까, 정말 억울하고 기가 막힌 일입니..
옥수역이 새롭게 바뀐 것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번에 얘기를 한 것 같다. 그러나 위치를 옮기고 계단이 넓어지고 시설이 세련돼졌을 뿐, 옥외역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지붕이 생겨 비를 피할 수는 있어도, 여전히 춥다.) 그러니까, 엄밀한 의미에서 옥수역내는 실내가 아니라 실외고, 금연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금연이다. 경희대를 다녀서 몇 안되는 좋았던 점중 하나는, 회기역이나 옥수역이 옥외역이어서 전철을 기다리면서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줄곧 생각해왔던 나로선 조금 실망스런 옥수역의 변신이었다. 그러다 오늘 굉장히 재밌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금연이라는 표지판(불이 붙어있는 담배 주위로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고 담배의 한 가운데를 자르듯이 사선이 그려져 있는 예의 흔한 표지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