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00/05/11 (2)
시간의재
얼마 전에, 아주 오래된 사람에게 편지를 보낼 일이 있었다. 오래된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일은 아주 어렵다. 왜냐하면, 그도 나도, 정말 오래된 사람이니까. 바로 지금, 그가 그리고 내가, 서로에게 부재로 있는 것이 더 옳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살아간다는 것이, 어떠한 원칙들을 자기 자신에게 확립하는 일일 테지만, 그것을 지킬 수 없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분명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술에 취하거나, 순간적인 감정으로, 다른 선택, 다른 행동을 취하곤 한다. 결국엔 후회하고 말지만. 내가 쓴 편지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문구는, '이제는 많은 것들이 달라져 버렸지만'이라는, 부언이었다. 분명히 그렇다. 어떤 슬픔이나 아픔의 존재와, 그것을 '인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를테면 나..
문득, 이전 게시판을 훑어 보게 되었다. 딴은, 재미도 없는 '여성론'이라는 책을 읽는게 지겨워서 였지만, 또 들녘 홈페이지의 디자인이 식상해져서 새로운 업데이트를 해볼까 라는 생각에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사소한 일에 곧잘 집착을 한다) 1999년 5월 27일, 규열이의 첫번째글, '내가 첫번째다'라는 글을 시작으로 첫번째 게시판 272개, 두번째 게시판 75개, 현재 게시판 767개의 게시물이 '들녘 홈페이지, 문리대 앞 벤치'에 올라와 있다. 그러니까, 총 1114개의 게시물이다. 그리고,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는 또 한 살을 먹었다. 작년 이맘때, 들녘 홈페이지를 만들겠다고, 밤을 새웠고, 정화를 붙들고, 문리대 7층 전산실에 올라가 나모 웹에디터를 가르치고 텍스트화일을 html 화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