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00/03/19 (2)
시간의재
나는 가끔 내가 터무니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역시 어느 때에는 내가 터무니없는 '미움' 또는 '경멸'을 당하고 느낄 때도 있다. 어느 쪽이든, 나로선 당황스러운 일이다. 두렵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나는 그러한 상황에 대해 어떠한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오래 전 일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건 차라리, '그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체념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하는 어떤 노력도 무용하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름대로 마음 편한 일일지 모르나, 오늘 문득, 그 생각이 나를 쓸쓸하게 한다. 우리는 아무 것도 진정으로 나눌 수 없는 걸까? 전철을 기라리면서, 어둔 밤하늘의 한없이 다정한 불빛들처럼.
사람마다, 자기식의 소설작법이 있으리라 믿는다. 아니, 있어야 된다고 믿는다. 나의 경우, 항상 스스로도 부끄러워 하는 거지만, 마치 일기를 적듯이 소설을 쓴다. 내 삶을 돌아보고, 나 자신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해서 마무리를 지으면 소설이 된다. 그렇게 해서 나는 내 의식의 일부를 소설에서 확인한다. 많은 경우에, 그건 소설이 되지 않는다. 개인낙서정도다. 문맥은 항상 어긋나고, 처음의 의식과 중간과 끝의 의식은 일치하지 않는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소설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기억해봐야 한다. 마침내, 내 정확한 '말'을 찾아냈을 때, 이미 내 소설은 치명적으로 뒤틀려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을 나는 스스로 버리지 못한다. 이 방식이 '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