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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파이프 오르간
요즘의 난, 파이프 오르간 같은 것을 생각한다. 아주 길고 거대한 관이 있어서 그 안에 바람이 불고, 그 바람들이 서로 몸을 부딪히며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멋지지 않은가? 또 슬프지 않은가? 소리는 깊고 또 그윽하며, 오래 지상에 머문다. 하지만, 난 한번도 그러한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내 삶의 시간이 그렇게 길고 거대한 관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하여, 나의 모든 행위가 의미를 만들고, 서로 격렬하게 부딪히며 어떤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월요일 아침,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음악을 듣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내가 너무 멀리 왔음을 깨닫는 즈음.
단상
2000. 1. 24. 12:10
사내가 사는 법
나이 스물 여덟 먹고, 이 나이에 아직도 술 먹고 날밤 샌다는 게 어디 자랑이겠냐 싶은데, 내 나이가 스물 여덟이면, 누구 나이는 스물 아홉이라는 사실이 나를 고양시킨다. 또 필름이 끊겼다. 아, 대개 일 년에 여닐곱번 정도 필름이 끊기는데, 2000년 들어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단지, 기억에 남는 건 빈 손으로 터벅 터벅 내게 다가오던 규열이의 모습뿐이다. 지금도 웃었다. 생각할수록 규열은 대단한 놈이다. 나야, 되지도 않는 말발로 사람들로 하여금 실소를 머금게 할 뿐인데, 규열은 온 몸으로 사람을 즐겁게 하는 재주가 있다. 어쩐지, us의 말, 규열은 '사내가 사는 법'을 알고 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상
2000. 1. 24. 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