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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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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제목없음

물고기군 2000. 4. 20. 23:42
오늘은, 정말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날이 맑는 날에는 맥주가 마시고 싶은 걸까? 아니, 다른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모든 걸 날씨 탓이라고 돌리고 싶다. (이 구절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데)

또 깜박 언수형에 속아서, 아니 붙잡여서 함께 맥주집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좀 '심각한' 얘기를 들었다. 좀 심각한 얘기여서, 난 좀 심각해여 했지만, 다만 좀 기분이 나빴을 뿐이다. 나는 언수형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건 그들의 문제야.'

그건 그들의 문제다, 라는 건 내 인생의 모토였다.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화를 낼 만한 누군가가 없었고, 당연한 귀결처럼 나는 외로웠졌다. 나는, 자주 사소한 일에 외로워지고, 사소한 일에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그만큼, 사소한 일에 기뻐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생은 살만한 게 아닌가?

접속을 한채, 게시판에 직접 글을 쓰는 건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제목없이 글을 쓰는데에도 역시 익숙하지 않다.

세미나 준비로, 밤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차라리, 이렇게 할일이 있는 게 낫다. 아무 할일이 없어도, 밤을 새우는 건, 끔찍하다. 새벽 네시쯤에, 어두운 방안에 누워 말똥말똥 눈을 뜨고 있으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데, 생각해보면, 역시 편지를 쓸만한 누군가가 없는 것이다.

제목없이, 게시판에 그대로 글을 쓰니까 이렇게 길어지는군.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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