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유기체의 꿈 본문
오랫동안, 또 문장을 쓰지 않았다. 4월도 반이 지났다. 살아나간다는 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아니, 틀렸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걸, 알아가는 것이다. 군 생활 3년 동안, 나는 고통이 개량화될 수 있음을 알았다. 개량화된 고통이, 더 이상 고통이 아닌 것처럼, 개량화된 삶은, 더 이상 살아있음이 아닐지도 모른다. 원본을 카피해서 부분수정을 가해 완성시키는 수정본처럼, 일상은 대량 복사가 가능하다. 복사하기 붙이기. 복사하기 붙이기.
모든 유기체는, 비유기적인 것을 꿈꾼다. 가령 죽음 같은 것.
모든 유기체는, 비유기적인 것을 꿈꾼다. 가령 죽음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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