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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연습장
고등학교 때 쓰던 연습장을 버리지 않았다. 버리지 않았는데, 그게 어디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수학문제를 풀고, 영어 문장을 반복해서 쓰던 연습장이었다. 그리고 그 여백에, 그 뒷장에 문장을 적었다. 그것을 뭐라 불러야 하는지는 모른다. 그 때에도 나는 내가 뭐라 이름 붙일만한 것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같기도 하고, 그냥 짧은 단상같기도 하고, 일기같기도 했다. 때로 편지이기도 했다. 아니면, 언제나 완성되지 못한 소설의 서두였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나는 틈나는 대로 그것을 적었고, 연습장을 다 쓰고 나서도 버리지 않았다. 그 중 몇 개의 것들은 서클의 시화전에 출품하기도 하고, 또 몇 개의 것들은 고등학교 교지에 수필이라는 이름으로 실었다. 그러니까 그건 정말로 시도 되었다가, 수필도 되었..
단상
2001. 6. 6.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