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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물고기통신 46 본문

물고기통신

물고기통신 46

물고기군 2002. 5. 15. 07:11
이야,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 잘들 지내고 계시겠죠.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역시 오랜만에, 정말 근 두어 달 만에 밤을 꼴딱 새고 말았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잘 모르겠군요. 특별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창 밖으로 벌써 하늘이 희뿌옇게 밝았습니다. 이제 막 방의 전등을 껐습니다. 뭐랄까. 제가 처음으로 밤을 새던 날이 생각나는군요. 저는 그날을 잘 기억하고 있는데요, 그때 제가 밤을 샜던 이유는 단지 밤을 샌다는 게 뭔지 궁금해서였습니다. 밤마다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니 날이 밝아 있더라, 그렇다면 제가 잠을 자던 그 시간은 대체 무엇일까, 뭐, 이런 게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로 졸린 눈을 억지로 부비면서 형과 카드놀이를 하면서 새벽까지 버텼습니다. 근데 형은 왜 그날 밤을 샜을까요? 단지 제가 밤을 새는 걸 도와주기 위해서? 어쩌면 이 모든 기억은 거짓인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들수록 여러 가지 기억들이 혼동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새벽에 제가 UFO를 봤던 기억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하. 하여간 그렇게 해서 생전 처음으로 보게 된 새벽의 희뿌연 하늘은, 그것이 거짓된 기억일지라도 제 머리 속에 뚜렷하게 박혀 있습니다. 신기하죠.

그럼. 모두들 좋은 하루, 좋은 인생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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