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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다시 옛날 노래 나라 본문

단상

다시 옛날 노래 나라

물고기군 2000. 2. 26. 00:57
내가 워크맨을 듣기 시작한 건, 재수 때부터였다. 좀 외로웠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내 외로움의 내력은 깊다. 난, 내 삶을 가끔 돌아보면서,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아, 그래서 지금의 내가 이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구나 분석하곤 했다. 난, 내 외로움의 이유를 알고 있다. 아무튼, 학원의 야간자율 학습시간이나 자율학습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일상적으로 워크맨을 귀에 꽂고 노래를 들었다. 그 시절 내가 들었던 노래는, '에어서플라이'와 '봄여름가을겨울'이었다. 특히, 에어서플라이는 요즘도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게 될 때면, 난 어쩔 수 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게 된다.

내가 그 시절을, 그 노래의 시절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뭐 이런 종류의 감정을 가지는 건 아니다. 돌아가고 싶다거나, 아 좋은 시절이었지 감회에 젖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그 시절로부터 이렇게 멀리 있구나 싶은 거다.

지금의 이 시절, 이 때를 나는 어떤 노래로 기억하게 될까? 지금, 내 삶은 어떤 노래일까? 노래로 부르지 못하는 삶은, 얼마나 허무맹랑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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