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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그림같은 집 본문

단상

그림같은 집

물고기군 2000. 2. 20. 01:16
  시골에 내려갔다 올라왔다. 이렇게 말하면 안되지만, 시골에 내려갈 때마다 유배를 가는 기분이다. 여러 가지 것들이, 내가 말하는 걸, 심지어 생각하는 걸 방해한다. 그렇게 생각해선 안 돼. 나도 물론 그건 알고 있다. 생각을 '나뭇가지'에 비유한 시를 알고 있다. 난, 가끔 내가 생각해선 안 되는 생각들이 떠오를 때마다 그 나뭇가지를 생각한다. 생각의 가지들은, 제 때에 가지치기를 해주지 않으면 삶을 망친다.
아버지는 아직도 생산자이셨다. 아버지는 아직도 끊임없이 뭔가를 생산하고 계셨다. 뭘 생산하시죠? 아버지의 냉장고는 텅 비어 있는데. 아버지가 생산하신 생산물은 어디로, 누구에게로 가는 거죠? 알아요. 저도 아버지의 생산물이잖아요.

죄송합니다. 전, 아직도 죽음을 생각해요. 고등학교 이후로 그 버릇을 버리지 못했죠. 전 이 세상에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제가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그림 같은 집은 없다. 그림 같은 집을 지어놓아도, 그건 그림 같은 집이 아니라, 집일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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