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S.E.S보다 핑클이 좋은 녀석 본문
녀석이 말했다.
당연히 핑클이 낫지, 핑클은 넷이쟎아.
갑자기 왜 그 생각이 났을까? 지난 겨울의 얘기다. 이유는, 분명히 티브이를 통해 베이브 북스의 신곡을 듣고 있어서다. 베이브 북스는 다섯명이다. 아니, 여섯명인가? 하여간 핑클보다 더 많다.
그런데 가끔 아무 까닭없이 기억나는 기억이 있다.
그것은 필시 너무 흔해서 진부해진 학술적인 고려에 의해서 추리하건대, 내 머리통 밑바닥에 깔려 있는 무의식의 기억들이다. 그 기억은 논리적이지 않고, 언어적으로 맺어져 있는데 그 방법은 압축이나 이동, 환유와 은유다. 그리하여 외부적인 자극이 그 복잡한 시스템의 한 끝의 버튼을 누르면 엉뚱한 박사의 아침식탁을 위한 발명품처럼 쇠공이 구르고, 성냥불이 점화되고, 화살이 날아가고, 실이 끊어지고 등등의 화려하지만 별 소용이 닿지 않는 경로를 거쳐 마침내 후라이팬 위에 계란이 깨어지고, 토스트기에선 잘 구워진 식빵이 튀어 오른다.
지금의 나의 경우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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