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플랜카드 본문
헐떡고개를 오르다가, 어떤 플랜카드를 보았다. 부산 국제영화제 한국단편영화 최우수상 수상에 관한, '그림자 놀이'의 자축 플랜카드였다. 물론, 수상자는 단순히 '그림자 놀이'의 선배일 뿐이다. 그 선배일 뿐인 사람이, 나와 함께 대학을 다닌, 동기형이다.
지각이었다. 한 시간쯤 늦으면, 항상 고민을 하게된다. 내 나름대로 어떤 기준을 정했는데, 그것은 한 시간 반을 넘으면 들어가지 말고, 넘지 않으면 들어가자 라는 거다. 즉, 총 수업시간을 반으로 나눠서 기준을 삼은 셈이었다. 아침 아홉 시 수업은 1학년 때부터, 지금 4학년 때까지 항상 취약하다. 무려 7년 동안 학교를 다녔지만, 그 취약함은 개선되질 않는다. 아마, 내 존재 자체가 그런 식으로 되어먹은 모양이다.
근데, 그 플랜카드를 보는 순간, 이상한 일이지만 수업시간에 늦었다는 사실이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그건 정말 하찮은 고민이 아닌가.
오늘은, 새로 연애를 시작해보고 싶을 정도로, 화창한 날이었다.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바람이 플랜카드를 흔들고. 7년 동안 취약했던, 나의 아홉 시 수업과, 7년째의 가을.
生은 얼마나 긴가? 얼마나 길 것인가?
왜, '회원근작소설'은 여전히 세 편인가? 문학이 장난인가? 지겹다.
지각이었다. 한 시간쯤 늦으면, 항상 고민을 하게된다. 내 나름대로 어떤 기준을 정했는데, 그것은 한 시간 반을 넘으면 들어가지 말고, 넘지 않으면 들어가자 라는 거다. 즉, 총 수업시간을 반으로 나눠서 기준을 삼은 셈이었다. 아침 아홉 시 수업은 1학년 때부터, 지금 4학년 때까지 항상 취약하다. 무려 7년 동안 학교를 다녔지만, 그 취약함은 개선되질 않는다. 아마, 내 존재 자체가 그런 식으로 되어먹은 모양이다.
근데, 그 플랜카드를 보는 순간, 이상한 일이지만 수업시간에 늦었다는 사실이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그건 정말 하찮은 고민이 아닌가.
오늘은, 새로 연애를 시작해보고 싶을 정도로, 화창한 날이었다.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바람이 플랜카드를 흔들고. 7년 동안 취약했던, 나의 아홉 시 수업과, 7년째의 가을.
生은 얼마나 긴가? 얼마나 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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