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남의 말 잘 듣는 사람 본문
가끔, 내 자신에게, 재능이란 게 있는가 라고 묻게 된다. 정확하게 말해서, 가끔이 아니라, 자주 묻는다. 그러한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또 이러한 질문을 만나게 된다. 어떤 사람이 소설가가 되는가?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문장을 쓰게 되는가?
분명한 건, 소설가는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잘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이다. 마치, 얼굴이 예쁜 여자애에게 '커서 미스코리아 나가도 되겠네'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말보다 누군가 타인의 말을 잘 듣는 아이에게 우린 이렇게 말해야 될 것이다. '넌 커서 소설가가 되면 되겠네.'라고. 타인의 말을 잘 듣는다는 건, 분명 재능이다. 아주 특별한, 쉽사리 발견되지 않는 재능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어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내가 말할 때,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가끔 적절하게 맞장구도 쳐주면서, 내가 하는 말이 정말로 중요한 말이고, 정말로 듣고 싶었던 말인 것처럼 느끼게 해 주는 사람. 하루 종일, 아니, 단 몇 시간이라도 잔에 담긴 커피가 다 식을 때까지, 내가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 아, 난 그런 사람이었던가? 나에게 정말 재능이 있는 걸까?
난, 정말, 사람을 좋아하는가? 그들의 얘기가, 나에게 정말 소중했던가?
내 삶이 의미를 갖는 장소는, 언제나 타자의 자리라는 걸. 나 역시, 내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의미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걸, 나 역시 타자인 걸. 내 자리에, 누군가 심어놓은 의미를, 난 소중하게 여겨주었는가?
분명한 건, 소설가는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잘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이다. 마치, 얼굴이 예쁜 여자애에게 '커서 미스코리아 나가도 되겠네'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말보다 누군가 타인의 말을 잘 듣는 아이에게 우린 이렇게 말해야 될 것이다. '넌 커서 소설가가 되면 되겠네.'라고. 타인의 말을 잘 듣는다는 건, 분명 재능이다. 아주 특별한, 쉽사리 발견되지 않는 재능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어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내가 말할 때,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가끔 적절하게 맞장구도 쳐주면서, 내가 하는 말이 정말로 중요한 말이고, 정말로 듣고 싶었던 말인 것처럼 느끼게 해 주는 사람. 하루 종일, 아니, 단 몇 시간이라도 잔에 담긴 커피가 다 식을 때까지, 내가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 아, 난 그런 사람이었던가? 나에게 정말 재능이 있는 걸까?
난, 정말, 사람을 좋아하는가? 그들의 얘기가, 나에게 정말 소중했던가?
내 삶이 의미를 갖는 장소는, 언제나 타자의 자리라는 걸. 나 역시, 내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의미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걸, 나 역시 타자인 걸. 내 자리에, 누군가 심어놓은 의미를, 난 소중하게 여겨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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