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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옛날 노래 나라 본문

단상

옛날 노래 나라

물고기군 1999. 10. 4. 03:40
   어느날, 여자친구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오던 길에, 난 어떤 소설의 제목을 구상했다. 이렇다. [옛날 노래 나라]
   좀 흥분했었나 보다. 여러 가지 것들을 연달아 생각했다. 인물은? 줄거리는? 결말은?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단지, 제목뿐이다. [옛날 노래 나라]
   내용은 이렇다. 어딘가에 [옛날 노래 나라]가 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옛날 노래만 듣고, 옛날 노래만 부른다. 옛날 노래 가수가 있고, 옛날 노래를 듣던 시절이 있다. 옛날 노래 같은 햇살이 쬐며, 옛날 노래 같은 바람이 분다.

   [옛날 노래 나라]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단지, 혼자 남은 방안에서 옛날 노래를 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날씨가 춥다. 창을 닫았는데도, 찬바람이 새어 들어온다. 감기에 걸려 녹차를 끓여 마시고 있다.

   이승환의 [너를 향한 마음]을 들으면, 꼭 밤늦은 놀이터가 생각난다. 벤치에 앉아 캔맥주를 마시던 가을밤이 생각난다. 달빛에 물든 신비로운 하얀 구름과, 강변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소리. 부끄러움이 적었던 시절이었다.

   꼭 그만큼 회한도 적었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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