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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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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강물

물고기군 2001. 5. 28. 21:48
책장 위로 햇빛이 쏟아졌다. 꽤 눈부신 햇빛이었다. 열차가 다리 위로 올라섰다. 나는 잠깐 바깥을 내다본다. 벌써 여름이 온 것처럼 세상이 하얗다. 다시 펼쳐놓은 책으로 시선을 내리다가, 열차가 달리는 철로와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사이, 다리의 틈으로 강물을 본다. 강물 위에도 햇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조금씩 출렁거리는 강물은 녹색 빛이다. 바다가 푸른 것은 하늘 빛 때문이라고 한다. 정확한지 알 수 없지만, 동해가 더 푸르른 것은 염분 때문이라고 한다. 강물이 녹색인 이유는 알 수 없다. 물 속에 녹색 부유물 같은 게 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문득 물 비린내를 맡았다고 느낀다. 실제로 맡았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열차가 완전히 밀봉되어 있는 것이 아니니까, 바깥의 냄새가 열차 안에까지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내려다보면 강물과 열차 사이는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 나는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이러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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