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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내가 지금보다 젊었을 적, 스물여섯 일곱 살 때 사귀었던 여자는 무용을 전공했었다. 대체적으로 그녀와의 연애는 즐거웠던 걸로 기억된다. 그것은 아마도 그녀라든지, 나라든지, 또는 우리라든지 하는 이유가 아니라, 그녀도 나도 아직 젊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즐거운 연애를 하기에 적합한 나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 어리지도, 너무 늙지도 않은. 그녀는 나보다 세 살(어쩌면 네 살일지도) 정도 어렸는데, 그렇게 스물일곱, 스물넷의 나이란 1,2년 연애경험을 가지고 결혼을 하기에 적당한 나이였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어린아이처럼 환상을 품지도 않고, 반대로 서로에 대해 늙은이처럼 너무 따지거나 재지도 않고,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게 남아있음에도 그렇게 때문에 ‘잘 하면’ 행복해질 것 같은...
예전에, 그게 얼마 전의 일인가요, 제가 대학사무실에서 조교를 하던 시절에 공사문제로 얼마간 옆 건물로 사무실이 옮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때는 여름이었는데, 문제는 옮겨간 사무실의 위치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8층(어쩌면 9층이었는지도)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기억으로는 두 개 학과 사무실이 한 방을 썼었는데 같이 방을 썼던 다른 학과 조교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아예 그편에서는 업무자체를 중단한 듯했습니다. (정말일까요?) 방학 기간이었으므로 그것은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적어도 일주일 내내 나와야 할 필요는 없었고, 저도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출근을 하는 날에는 학교로 올라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당시 유행하던 과즙맛이 약하게 섞인 생수를 샀습니다. 그리고 8층인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