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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테스’라는 장편소설이 있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중학교 때 읽었는데요, ‘그레이트 북스’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 중 한 권이었습니다. 판형이 현재 나오는 소설책보다 작고, 세로쓰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법 긴 소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읽기 시작하자 도저히 책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거의 밤을 새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밤, ‘테스’라는 소설을 읽고 있는 저의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읽는 부분을 표시하기 위해 책을 책상 위에 엎어 놓고 화장실로 갑니다. 그리고 거울을 통해 제 얼굴을 바라봅니다. 이미 늦은 시각이라 가족들은 모두 잠이 들었고, 사방은 고요합니다. 멀리서 빠른 속도로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다시 노란..
달빛이란 참 신비한 겁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몇 번이나,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 신비한 달빛에 대해, 그리고 그 달빛 아래 서 있던 나에 대해, 뭔가를 써보고자 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써 본적이 없습니다. 실제로 ‘늑대인간의 귀환’이란 소설에서 제가 정말로 쓰고 싶었던 것은 그 달빛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그것을 써보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역시 잘 되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저 혼자 남아 뒷정리를 하던 중, 카페의 정원에서 문득 다시 한번 그 달빛 아래 서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담배 한 대를 다 피우면서 그 달빛에 비친 휑한 정원의 풍경과,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음을 애잔하게 하면서, 동시에 행복하게 합니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