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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문희에게
안녕, 문희야. 참 오랜만에 편지란 걸 써본다. 잘 지내고 있겠지. 나도 잘 지내고 있어. 벌써 서른이 되었다, 나는 말이야. 널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아직 스물일곱 살이었는데. 요컨대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얘기야. 오늘 널 닮은 여자를 봤어. 요즘 나는 카페에서 일을 하는데, 처음 그 여자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정말로 너인 줄 알았지 뭐야. 눈이 크고, 눈 사이가 넓은 게 너와 쏙 빼닮은 여자였어. 미인이었지. 물론 너보다는 조금 살이 있었지만 말이야. 시간이 흘렀으니까,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잖아. 하지만 너는 아니었어. 주방에서 음료를 만들거나 설거지를 하면서 내내 그 여자를 쳐다봤어. 다행히도 내게 보이는 자리에 그녀가 앉았던 게지. 머리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생머리였고, 가르마를..
단상
2002. 5. 3.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