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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내가 워크맨을 듣기 시작한 건, 재수 때부터였다. 좀 외로웠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내 외로움의 내력은 깊다. 난, 내 삶을 가끔 돌아보면서,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아, 그래서 지금의 내가 이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구나 분석하곤 했다. 난, 내 외로움의 이유를 알고 있다. 아무튼, 학원의 야간자율 학습시간이나 자율학습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일상적으로 워크맨을 귀에 꽂고 노래를 들었다. 그 시절 내가 들었던 노래는, '에어서플라이'와 '봄여름가을겨울'이었다. 특히, 에어서플라이는 요즘도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게 될 때면, 난 어쩔 수 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게 된다. 내가 그 시절을, 그 노래의 시절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뭐 이런 종류의 감정을 가지는 건 아니다. 돌아가고 ..
오래전에, 이건 너무 오래 전 일이라서 내가 군대를 가기 전인지 갔다온 후인지도 모르겠다, 내 동기 여자가 이렇게 말했다. '자유롭고 싶어' 우리는 술을 많이 마셨고, 집으로 가는 차는 이미 끊겼다. 다행히, 계절은 여름이어서 얼어죽을 염려는 없었다. 우린, 남은 돈을 다 털어서 맥주를 샀고, 가로등도 꺼진 노천극장으로 올라갔다. 한심했다. 우린,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고, 그 대가로 자기 집, 자기 방에서의 달콤한 잠과, 편안한 아침을 잃어버렸다. 달이 무척이나 밝은 밤이었다. 노천에서 밤을 새워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달은 항상 '잘살기 탑' 위에 떠 있다. 난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한 때는, 호감을 가졌던 여자였는데 곁에서 한 달쯤 지켜본 뒤에는, 마음을 바꿔먹었다. 여자의 그런 말을 듣고, 난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