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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용산행 열차를 기다리며
아파? 아이들은 무지개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누가 물었는지, 아니 그들이 누구인지 이제 난 기억하지 못한다. 눈물을 흘렸나보다. 눈이 뻑뻑하고 그들의 모습이 말라 일그러져 있다. 하늘 빛깔이 달라졌다. 파랗던 것이, 좀 붉어진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었던가? 난, 놀이터 성(城) 2층에서 떨어졌다. 우린, 치기 장난을 하고 있었다. 술래가 나를 붙잡으려 했고, 붙잡았고, 놓쳤다. 그리고, 난 떨어져 잠깐 정신을 잃었다. 아파? 난 대꾸하지 못했다. 숨을 잘 쉴 수가 없었다. 얼마간 숨을 고르자, 조금 편해졌다. 흙냄새가 나고, 등으로 바닥의 차가움이 느껴졌다. 아이들의 얼굴 위로, 해질녘의 황토빛이 번져 있다. 그 빛은,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을 알려주었다. 놀이는 끝났다. 아이들도, 나도..
단상
2000. 2. 2. 0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