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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1999/12/04 (1)

시간의재

레인맨

고등학교 때였던가? 같은 반에 남우라는 친구가 있었다. 성은 모른다. 그래도, 이름만은 언제까지나 기억할 수 있다. 지독히도 말이 없던 친구였다. 얼마나 말이 없었냐면, 반에서 친구가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아, 상상해보라. 고등학교 삼 년 내내 그에겐 단 한 명의 친구도 없었다. 항상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여 걸었고, 행여 눈이라도 마주치면 재빨리 회피하던 친구였다. 왜 그랬을까? 뭐가, 저 아이를 저렇게 만들었을까? 체구는 자그만했고, 몇 번인가 뒷자리의 아이들에게 돌림빵을 당하곤 했었다. 또 왜 그랬을까? 왜 아무도 그를 돌보지 않았을까? 그래, 그 친구의 이름이 남우였다. 언젠가, 짓궂은 친구 하나가 칠판에 커다랗게 이렇게 썼다. 男雨=레인맨 그래서 기억하는 거다. 언젠가, 다시 모교를 찾아갔..

단상 1999. 12. 4.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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