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미치도록` 본문
N.O.X 라는 그룹이 있다. 별 대단한 그룹은 아니다. 남녀 혼성그룹으로 지금의 코요테나, 뭐 기타 시시껄렁한, 기획사에서 대충 얼굴 반반한 남녀를 길에서 주워와 급조한 듯한, 엉성한 그룹이다. 타이틀곡은 댄스곡, 음악적 경향 같은 건 없고, 앨범에는 감미로운 발라드도 몇 곡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1집을 낸 지가 이제 2년이 넘었건만, 2집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한번 판을 내봤더니 잘 되지 않아서 기획사조차 포기한 그룹인 것이다. 이 그룹이 그래도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에서 간혹 얼굴을 비치던 시기, 대개 활동시기라고 부르던 때는 1998년 여름이었다. 타이틀곡은 '미치도록'이었다. 그래도 노래방에 가면, 그 곡이 있다.
아주 가끔이지만, 나는 이런 종류의 앨범을 사곤 한다. 뭐라고 할까, '핑클류'라고 하나. 아주 발랄하거나, 아주 감미로워 가만히 듣고 있으면 세상은 어쩌면 굉장히 행복한 곳이고,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은. 헤어진 사랑도, 그리고 이제 헤어지려는 사랑도, 이들의 노래 속에서는 아름답다. 그렇게 해서 나는 학교 앞 음반매장에서 테이프를 산다. 대개는 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들을 만한 게 없다. 몇 번 워크맨에 꽂아서 듣다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카세트 수납장에 버려진다.
N.O.X 도 분명 그렇게 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1998년 여름, 나는 케이블 방송에서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보았고, 다음날로 당장 테이프를 샀다. 그리고 그 해 여름 내내 테이프를 워크맨에 꽂고 다녔다. 다른 테이프로 교체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 여름에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군가 모서리에 억지로 끼우려는 것처럼 머리가 조여 왔다. 가끔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다. 나는 후끈후끈 거리는 여름의 뜨거운 대기 속으로 낯선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일부러 한 정거장을 더 걸어가서 버스를 탔다. 창 밖을 내다보았다.
지금 나는 N.O.X 의 테이프를 듣고 있다. 2년이라면 꽤 긴 시간이라서, 이렇게 노래의 도움이라도 빌리지 않으면, 잘 떠올릴 수가 없다. 물론 아직도 조금은 아프다. 아직도 후회를 한다. 그리고 아직도, 나는 그 시절을 잘 이해할 수가 없다.
아주 가끔이지만, 나는 이런 종류의 앨범을 사곤 한다. 뭐라고 할까, '핑클류'라고 하나. 아주 발랄하거나, 아주 감미로워 가만히 듣고 있으면 세상은 어쩌면 굉장히 행복한 곳이고,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은. 헤어진 사랑도, 그리고 이제 헤어지려는 사랑도, 이들의 노래 속에서는 아름답다. 그렇게 해서 나는 학교 앞 음반매장에서 테이프를 산다. 대개는 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들을 만한 게 없다. 몇 번 워크맨에 꽂아서 듣다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카세트 수납장에 버려진다.
N.O.X 도 분명 그렇게 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1998년 여름, 나는 케이블 방송에서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보았고, 다음날로 당장 테이프를 샀다. 그리고 그 해 여름 내내 테이프를 워크맨에 꽂고 다녔다. 다른 테이프로 교체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 여름에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군가 모서리에 억지로 끼우려는 것처럼 머리가 조여 왔다. 가끔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다. 나는 후끈후끈 거리는 여름의 뜨거운 대기 속으로 낯선 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일부러 한 정거장을 더 걸어가서 버스를 탔다. 창 밖을 내다보았다.
지금 나는 N.O.X 의 테이프를 듣고 있다. 2년이라면 꽤 긴 시간이라서, 이렇게 노래의 도움이라도 빌리지 않으면, 잘 떠올릴 수가 없다. 물론 아직도 조금은 아프다. 아직도 후회를 한다. 그리고 아직도, 나는 그 시절을 잘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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