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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회기역 승강대의 비둘기를 보며 본문

단상

회기역 승강대의 비둘기를 보며

물고기군 2000. 7. 5. 02:00
단 한번도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면서 자유롭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언제까지나 하늘에 머물 수는 없다. 그들은 바람 속에서 쉬는 법을 알지 못한다. 회기역 승강대 바닥에서 종종 걸음 치는 비둘기를 아이가 쫓고 있다. 아이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가까이 다가가자 퍼드덕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새가 지상에서 공중으로 치솟기 위해 몇 번의 날개짓을 해야 하는지, 바람을 타면서 그들의 근육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나는 감히 단언한다. 새들은 쉼 없이 퍼덕거려야 하는 날개대신, 지상에서 단단하게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다리와, 먹이를 움켜잡을 수 있는 앞발을 꿈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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