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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술 먹은 다음날 본문

단상

술 먹은 다음날

물고기군 2000. 6. 7. 08:13
나는 대개, 그러니까 게시판 같은 경우 문장을 다 적은 뒤에 제목을 붙인다. 게시판에서의 글쓰기란, 원래 제목같은 게 필요없는 법이니까.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미리 제목을 붙였다.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니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제목에 '술 먹은 다음날'이란 문장을 처넣게 된 것이다. 아이고.
제리 맥과이어 라는 영화를 보면, 제리가 여자주인공(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에게 술에 취해 실수를 하고 나서, 그 자리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술에서 깨고 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미리 하게 되는 겁니다.' 뭐 대충 이런 것이었다. 술에 취해서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너는 이 일을 내일 아침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라고 자문하는 버릇이 있다. 물론, 이건 술을 마시고 실수하는 데 내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생긴 버릇이다. 그러나, 그런 질문도 소용이 없다. 분명히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 데, 그 질문에 답을 하는 나 자신이 이미 술에 취해 있기 때문에, 다음 날 아침 나는 어김없이 후회를 하고 만다.

옥수역에서, 바나나 우유를 먹을까, 딸기 우유를 먹을까 고민하다 딸기를 택했다. 딸기 우유에서 이상한 비린내가 났다. 다음에는 바나나를 택해야 겠다.

어제 술 자리에서, 내가 줄곧 생각했던 건, 사랑은 일상일까? 비일상일까? 라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론 사랑은 일상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는데, 문득 사랑이 일상이라면, 더 이상 사랑이 아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오래 생각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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