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물고기통신 60 본문
아래 제가 쓴 ‘물고기통신 59’를 올려놓고 다시 한번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모기를 잡음으로써 뭔가를 증명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최근에 누군가에게 제 소설에는 ‘나’가 너무 많다, 또는 강하다, 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말이 옳다면, 즉 그가 제대로 읽은 거라면, 그것은 내가 문장을 통해서 ‘나’를 증명하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겁니다. 어떻게 사는 게 정말로 현명한 삶인지 누가 알겠습니까? 스무 마리의 모기 시체를 마루바닥에 모아놓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분명 거기에는 허무 같은 게 느껴지지만, 산다는 것이 어떻게 뭔가를 성취함으로써만 행복할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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