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물고기통신 41 <내 작품을 말한다. '서쪽으로 난 길'> 본문
며칠 전, 햇빛에 눈이 부셔 이마 위로 손가리개를 만들다가, 문득 내가 서쪽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매일같이 오가던 길이었지만, 그 방향이 서쪽인줄 몰랐던 것입니다. 도시에서 태어나, 지금껏 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저에게 ‘동서남북’같은 방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동쪽인지 서쪽인지 보다, 전철역 방향인지, 학교 방향인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문득 그 방향이 서쪽이란 걸 알게 되자, 많은 것들이 달라보였습니다.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진 것처럼 느껴졌고, 또 이상한 일이지만 굉장히 좁아진 것처럼도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첫 문장을 썼습니다. ‘오후 여섯시, 우리는 서쪽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원고지 13매 정도의 아주 짧은 분량입니다. 사실, 이것을 연재소설의 형태로 써나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에 연재를 하지? 아니면,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일반적인 단편의 분량이거나, 마음 내키면 중편으로 발전시킬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될지 저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올렸습니다. 그냥 이대로도 완결성이 충족되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제목을 꽤 고심했는데요, 지금의 제목도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닙니다. ‘서쪽’으로 가고 있다, 라는 뜻만 충족시키면 어떤 것이나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정하려고 하니 어렵더군요. ‘서쪽으로 가는 길’, ‘서쪽으로 뻗은 길’, ‘우리는 서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등등. 그러다 무난하게 지금의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언제나 제목이 골치입니다. 원래 그것이 소설이든 영화든, 제목이 반 먹고 들어가는 건데, 항상 이 모양입니다.
원고지 13매 정도의 아주 짧은 분량입니다. 사실, 이것을 연재소설의 형태로 써나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에 연재를 하지? 아니면,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일반적인 단편의 분량이거나, 마음 내키면 중편으로 발전시킬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될지 저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올렸습니다. 그냥 이대로도 완결성이 충족되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제목을 꽤 고심했는데요, 지금의 제목도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닙니다. ‘서쪽’으로 가고 있다, 라는 뜻만 충족시키면 어떤 것이나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정하려고 하니 어렵더군요. ‘서쪽으로 가는 길’, ‘서쪽으로 뻗은 길’, ‘우리는 서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등등. 그러다 무난하게 지금의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언제나 제목이 골치입니다. 원래 그것이 소설이든 영화든, 제목이 반 먹고 들어가는 건데, 항상 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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