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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물고기통신 36 - 69.6 본문

물고기통신

물고기통신 36 - 69.6

물고기군 2002. 2. 24. 18:46
기뻐하십시오. 이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방금 전 체중계에 올라가서, 저는 보았습니다. 드디어 60킬로 대에 접어들었습니다. 69.6, 정확히 말해서 69.6 킬로였습니다. 부끄러운 과거 얘기였지만 - 하긴 굳이 부끄러울 것도 없죠 - 제가 대학교 1학년 군대신검을 받을 때 정확히 80킬로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군에 입대할 때는 그보다 더 살이 쪘기 때문에 분명 더 나갔을 겁니다. 제대할 쯤에는 물론 살이 빠졌더랬습니다. 그래도 제 인생에 지금껏 60킬로 대였던 적은, 제 키가 지금보다 더 작았을 적 밖에 없다고 장담합니다. 거울에 비쳐보니 어렴풋하나마 배에 왕(王)자의 형태가 보입니다. 마치 폭정에 시달려온 민초들처럼, 오랫동안 살 속에 묻혀 있었던 제 배의 근육이 길고 어두웠던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고 눈물겨운 감격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려 합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알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먹는 걸 줄였던 것은 아닙니다.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술을 쳐마셨으며, 오히려 하루 전체의 식사량은, 최근에 아침밥을 꼭꼭 챙겨먹기 때문에,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제 다이어트 성공의 비결은, 그렇습니다, 오로지 뜀박질이었습니다. 하루에 한 시간씩, 7킬로를 달렸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45분 동안 달리고, 전후로 십 분 정도 스트레칭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거의 70킬로에 다다른 게, 작년 12월 전후였는데, 그 이후로 아무리 노력해도, 줄기는커녕 72킬로까지 살이 찌는 기현상이 발생했더랬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뜀박질로 살을 빼는 건 이게 한계고, 식사량을 줄여야 하나 보다 하고,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오늘에야 60킬로 대가 된 것입니다. 이 어찌 감격에 겨워, 널리 자랑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러다가는, ‘믿거나 말거나 물고기 글짓기 교실’에 이어, ‘믿거나 말거나 물고기 다이어트 교실’을 열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자, 그럼 내일도 열심히 뛸 것을 다짐하며, 물고기군 다이어트 성공사례를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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