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관리 메뉴

시간의재

미인을 바라보는 일에 대해서 본문

단상

미인을 바라보는 일에 대해서

물고기군 2002. 3. 28. 00:00

정직하게 얘기해서, 세상에 여러 가지 행복이 있지만, 분명히 그 안에는 소위 ‘미인을 바라볼 때의 행복’이 있을 것이다. 그 행복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단순히 ‘아름다운 것’을 바라볼 때의 행복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소(성적이거나 상상적인)들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건지, 나로서는 쉽게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것은 분명히 ‘바라봄’의 행복이다. 이것을 ‘여성을 대상화’해서 바라보는 남성주의, 또는 속물근성이라고 매도하면 곤란하다. 뭐,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내 정신이나 의식, 신념이 무엇이든 간에, 그러니까 내가 남성주의의 화신이든, 결코 상종해서는 안 될 속물이든, 나는 최대한 정직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바라봄’을 넘어선 일은 잘 모르겠다. 가령 그런 미인과 대화를 나눈다거나, 같이 일을 한다거나, 심지어 사귀는 일 등은 언급하지 않겠다. 거기에는 또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고, 또한 경험상으로는 고충도 많다.

최근에 카페에서 일하면서 곧잘 ‘미인’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미인인데다, 차림새도 세련되어 있다. 그러면, 또 정직하게 얘기해서, 아주 즐겁게 그녀들을 쳐다본다. 물론 쪽팔리게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건 아니고, 교묘하게 각도를 맞춰서 상대방이 눈치 채지 못하게 본다. (이렇게 말하니 정말 스스로도 내가 속물 같다.) 어쨌든 카페란 공간은 그렇게 바라보는 게 가능하고, 한 번 한가해지면 딱히 바라볼 것도 없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바라보는 대상으로서의 미인은 참 공평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공짜다. 그것은 마치 봄의 햇살과도 같다. 누가 추운 겨울이 지나 이제 막 다가온 봄의 따사로운 햇살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누가 그 유혹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그럴 때에는 아무리 바빠도 단 몇 분만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햇볕이 비추는 자리에서 한바탕 일광욕이라도 하면 된다. 미인을 바라보는 일은 그런 게 아닐까 하고 나는 문득 생각해본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춤에 대해서  (0) 2002.04.02
경향에 대해서  (0) 2002.03.31
운(運)에 대해서  (0) 2002.03.21
이해에 대해서  (0) 2002.03.20
신호등  (0) 2002.02.2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