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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다시 반납 본문

단상

다시 반납

물고기군 2000. 9. 7. 23:51



불을 끄는 것만으로 사무실의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또 정신없이 전화를 받고, 본관과 교수회관, 종합강의동을 뛰어다니다가, 또 나보다 열 살이 어린 학부보조조교와, 후배녀석과, 동기들과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다가, 몇 대인가의 담배를 연결통로에서 피다가 바람이 차가워서 기분이 좋았다가, 혼자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다 먼저 발견하고 누군가를 피해 돌아서다가, 그러다 다시 사무실, 불을 껐다.

하루에 50원씩, 그저 가만히 있어도, 연체료가 붙는 삶.

반납해야 하는데, 자꾸 게을러서 미루고 있다. 이 역할은 맘에 들지 않는다. 이런 비유도 맘에 들지 않고, 이런 식의 어투도 맘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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