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타자 본문
항상 똑같은 꿈을 꾼다. 정확히 말해선 꿈이 아니다. (밈이라고 하던가? 스펠링은 생각나지 않는데, 계속 머리 속을 맴도는 말이나 이미지 또는 노래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이건 일종의 '밈'일 수도 있겠다. 근데 그게 항상 똑같은 거다. 학교를 올라가면서 또는 내려가면서 나는 언제나 같은 장면을 떠올리는 거다. 즉,
나는 타자다. 공이 날아온다. 공을 친다. 근데 내가 들고 있는 건, 배트가 아니라 칼이다. 그래서 정확히 공이 두동강이 난다. 마치 양파처럼, 귤처럼. 나는 딱딱한 야구공을 베어내고 싶은 거다. 그래서 그 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거다. 나는 모든 딱딱한 것들의 안이 궁금한 거다.
그래서 나는 걸으면서 문득, 팔을 휘두른다. 마치 공이 날아오는 것처럼, 배트를 휘두르는 것처럼. 아, 그리고 잠깐 부끄러워진다. 또 똑같은 꿈을 꾸고 있구나. 나는 아무 것도 잘라낼 수 없는데, 내게 던져진 공도 없는데. 또 똑같은 꿈을 꾸고 있구나.
나는 타자다. 공이 날아온다. 공을 친다. 근데 내가 들고 있는 건, 배트가 아니라 칼이다. 그래서 정확히 공이 두동강이 난다. 마치 양파처럼, 귤처럼. 나는 딱딱한 야구공을 베어내고 싶은 거다. 그래서 그 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거다. 나는 모든 딱딱한 것들의 안이 궁금한 거다.
그래서 나는 걸으면서 문득, 팔을 휘두른다. 마치 공이 날아오는 것처럼, 배트를 휘두르는 것처럼. 아, 그리고 잠깐 부끄러워진다. 또 똑같은 꿈을 꾸고 있구나. 나는 아무 것도 잘라낼 수 없는데, 내게 던져진 공도 없는데. 또 똑같은 꿈을 꾸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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