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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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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반납

물고기군 2000. 9. 6. 23:51



도서관에 책을 반납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빌려서, 머리 속으로 짐작하기를 권당 3000원, 그래서 약 6000원의 연체료가 나왔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3000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27일 연체였다. 기분이 이상하다. 연체료가 덜 나왔다는, 그래서 생각보다 덜 게을렀다는 사실 때문에 나는 조금 행복해져야 하나?

월요일 새벽, 술을 마시고 큰 실수를 저지른 느낌이 든다. 드문드문 기억이 나는데, 기억이 날 때마다 무의식중에 입으로 혼잣말을 한다. '바보같이... 유치한...' 화요일 하루종일 일어나지 못했고, 그 때문에 학과사무실 업무 하나를 펑크냈다. 오늘 아침 학교를 오면서, 전화 한 통화만 했더라면, 단 1분만 몸을 일으켜서 전화 한 통화만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지 않았을 텐데, 라는 후회를 했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나에게 이유를 묻는다. 왜 그랬지?

누군가에게 뭔가를 변명하는 일은, 아무리 자주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 이게 나의 가장 큰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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