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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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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

물고기군 2001. 6. 25. 02:23
가끔 그러는 것처럼, 이전 게시판에 들어가 닥치는 대로 글들을 몇 개 읽었다. 바로 이전 게시판의 첫글은 1999년 12월 12일날 내가 올린 글이다. 거기에는 졸업논문이 쓰기 싫다고 적혀 있다. 그렇지. 그 때 나는 대학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었지.

총 2205개의 글들이 있는데, 그게 1999년 12월 12일 부터 시작해서, 다음 다음해, 그러니까 2001년 5월 14일까지 올라온 것이다. 거진 1년 반 동안이다.

초기의 글들을 살펴보면, 지금은 군대에 가 있는 99학번 백동현의 글이 반갑다. 99학번, 내가 들녘에 다시 들어간 게 99년도였다. 어떻게 보면, 그 해 들녘에 들어왔다는 점에서는 나와 같다. 보미와 동기라는 것도 신기하다.

그리고 곧 이어, 2000년 봄에는, 00학번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규열이가 00학번 소개라고 올린 글은 지금 읽으니 더 유쾌하다.

언제나, 언젠가 끝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뭐든 쉽게 잘 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정리해 두는 것도 아니어서, 정작 버리지 않았을 뿐, 그게 어디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다 우연히, 이게 여기 있었네, 하며 반가워한다.

'언제나 언제까지나'
이 말은 여자에게 보냈던 편지에 반복해서 썼던 마지막 구절이다. 그리고 날짜와 이름을 썼다. 이 말은 슬프다. 그런데, 여자는 이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적고 있다. 모두가 진실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은지도 모른다.

단지, 하나의 시절이 끝났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시간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난 언제나 곤혹스러움을 느낀다. 분명 일분이라든지 한 시간, 일주일, 혹은 한 달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계속 축적되면서 알 수 없는 게 되어버린다. 분명 어딘가 꼭 들어맞는 부분도 있고, 어긋나버리는 곳도 있어서,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쌓아가다 보면 시간의 축적의 총합이 틀려지는 것일 수도 있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왜냐면 시간이란 그 안에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들국화 노래 중에, '캠퍼스 잔디 위에...' 로 시작해서, '머물 수 없는 시절, 시절, 시절, 시절들' 뭐 이렇게 후렴구가 있던 노래가 있었다. 들국화가 처음 부른 건 아니고, 아무튼 그렇다. 꽤 멜로디가 슬프다. 제목을 '시절'로 적으니 그 노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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