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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며칠 전에 무지개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무지개를 본 것은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제가 마지막으로 무지개를 본 것은, 제가 학과사무실에서 조교를 하던 시절, 여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2000년 여름이었고, 그때는 아직 제 나이도 스물여덟이었죠. 이렇게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그날의 일을 저는 문장으로 적어놓았기 때문입니다. 그 문장은 이 홈페이지의 ‘단상’에 ‘아름다운 것’이라는 제목으로 올려져 있습니다. 무지개를 볼 때면 저는 항상 제 곁에 누군가가 있어서, 그 사실을 알려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아마 어떤 좋은 풍경들을 함께 보고 싶어 하는 단순한 마음에서 비롯된 거겠죠. 또 무지개란 것이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오래 머무르지 않고 금방 사라지기 때..
나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물론 무엇보다 내 주변에 내가 아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물론 무엇보다 내 자신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이건 아주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 모든 행복들을 나는 처음에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물론 이 모든 행복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내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불행한데 나 혼자 행복할 수는 없는 노릇인거다. 이건 아주 당연한 얘기지만, 이제 그 ‘연결되어 있음’에 집중해보면 전혀 새로운 가능성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얘기가 전혀 당연하지 않은 결론으로 이끌어진다. 이를테면 며칠 전 티브이에서 현대의 도인들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나왔는데, 그들은 깊은 산속에 혼자 살고 있다. 17년간 지리산의 어느 토굴 속에 살..
이것은 ‘공포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케이블 티브이를 통해 ‘공포증’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니고, 저는 공포증의 한 가지 사례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깃털’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새’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새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녀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그녀의 소원은 딸을 데리고 외출을 하는 것입니다. 결국 유명한 심리치료사를 찾게 됩니다. 이제 화면은 그 심리치료사의 치료실을 비쳐줍니다. 치료실은 마치 인문학교수의 연구실이거나 서재처럼 보입니다. 치료사는 그녀에게 모든 각오가 되어 있냐고 묻습니다.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저는 삼십 년이 넘도록 깃털을 무서워했어요.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치료사는 책상 위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