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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물고기통신 40 - 레이몬드 카버 '심부름'
오늘도 날씨가 참 좋습니다. 지금 저는 마루로 나와, 커다란 창을 앞에 두고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창문을 아주 조금 열었습니다. 창밖으로는 낮은 빌딩들과, 옥상의 안테나, 노란 급수통 등이 보입니다. 안테나들은 마치 살을 발라낸 생선가시처럼 보입니다만, 이건 진부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진부하지만, 정말 그렇게 보입니다. 또 어떻게 보이냐면, 새로 개발된 미사일처럼도 보입니다. 긴 세로줄에 엇갈리듯 좌우로 뻗은 가로줄들이 마치 목표물을 정확하게 찾아내기 위한 첨단 센서거나, 적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히기 위해 목표물 가까이에서 순식간에 좌우로 분리되어 터지는 소형 미사일들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진부한 비유입니다. 안테나는 그냥 안테나인 겁니다. 잔에 담긴 커피는 아직 따뜻합니다. 그런데도 오늘은 기..
물고기통신
2002. 3. 3.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