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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01/05/29 (1)

시간의재

여름

계절이 바뀌는 것은 멋지다. 나는 창문을 열고 고개를 조금 바깥으로 내밀어본다. 햇빛은 눈이 부시고, 나뭇잎은 짙은 초록빛깔을 띠고,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출렁인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반팔이거나 민소매 차림이다. 나는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진뜩한 땀을 손바닥으로 훔친다. 나는 내가 중학교 시절 보았던, '라밤바'라는 영화를 떠올린다. 항상 여름이면 그 영화를 떠올린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그 영화를 떠올린 건 여름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마 파랑이거나 초록인 세로 줄무늬 반팔 티를 입고 극장 매표소 앞에 줄을 서 있다. 극장은 충무로의 대한 극장이다. 친구와 나는 동작역에서 전철을 타서 충무로역에서 내렸다. 며칠 전부터 우리는 그 영화를 보기로 약속을 해 두었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그랬다. 한..

단상 2001. 5. 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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