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00/06/13 (2)
시간의재
화요일, 이번 학기 내내 내게 화요일은 공휴일이었다. 수업도 근무도 없다. 이번 학기 내내 화요일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학교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리라 맘먹어더랬다. 내게 몇 번의 화요일이 있었는지... 한번도 학교 도서관에 자리를 잡아 본 적이 없다. 월요일 저녁마다 술자리가 있었던 탓도 있었지만, 일찍 집으로 돌아온 날에도 다음날에는, 화요일에는 어김없이 늦게 잠에서 깨어났다. 일단 하나를 포기하면, 전부 다 포기하게 된다. 악마와 거래를 시작하면, 다 잃든, 다 얻든, 둘 중의 하나일 뿐이다. 대개 다 잃고 말지만. 그래서, 늦게 일어난 날에는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약속도 없고, 전화도 없고, 해야 할 일은 언제나 산더미 같지만 의무감도 없고. 이번 학기도 끝이 났다. 그렇게 해서 20..
아, 얘기 못한 게 있다. 서점의 음반 매장에서 역시 오랜만에 테이프를 샀다. 김광진의 솔로 앨범. 몇 번인가, 케이블 TV에서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노래가 끝날 때가지 다른 채널로 돌리지 못했다. 지금 그 노래를 듣고 있다. 오랜만에 - 그러고 보니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하게 된 일이 많네 - 문장을 쓰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그녀에 대해 오래 생각했고, 그것은 내 삶에 대해서 오래 생각했다는 말과 같다. 항상 문장을 생각하고 있다. 대단한 건 아니다. 대개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그러한데,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샤워를 하고 뜨거운 차를 준비하고 불을 끈 뒤에 내가 쓰고 싶은 문장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제목은 없지만, 주제는 있다. 가령, 최근의 내가 쓰고 싶었던 주제는 '회기역 승강대의 비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