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물고기통신 80 <내 작품을 말한다. '추석전야'> 본문
이제 작품을 올렸는데, 고백하자면 사실 이것은 새작품이 아닙니다. 파일의 문서정보를 보니까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한 건 2002년 3월 6일로, 작품의 순서를 보면, ‘서쪽으로 난 길’을 쓰고 나서, 그리고 ‘커피 잔...’을 쓰기 전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때 이미 완성했지만, 영 아닌 것 같아서 올리지 않은 작품입니다. 한 일주일 전에, 하도 지금 붙들고 있는 소설이 안되길래 이거라도 대폭적으로 수정을 해서 구제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끙끙대며 조금씩 수정을 하고 있었는데, 어젯밤 저의 편집자(?)가 읽어보더니, 이대로도 괜찮다, 다만 앞부분만 날려버리라고 했고, 충고대로 그렇게 하고 보니, 훨씬 나아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길게 설명을 했는데, 결론적으로 얘기해서 작년의 그것에서 거의 수정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물론 앞부분을 날린 것만으로도 작품이 구제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그것도 대폭적인 수정이 될 수 있지만, 그것도 뭐 편집자의 충고를 따른 것에 불과하니 작품을 올리면서도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닙니다.
그래도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면, 처음 이 작품을 수정하려고 했을 때 저는, 뭔가 부족하다, 더 설명해야한다고 느꼈는데 이제 보니 그 반대로 설명이 너무 많았고, 그 설명들을 날려버리자 비로소 그 의미가 더 분명해진 것 같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그럴 수도 있겠다, 정도를 넘어선 주목할만한 사실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언제나 제가 하려는 얘기가 더 분명해지기 위해선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소설 속에서 그것이 분명해지지 않았을 때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반대로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려 했기 때문에, 어떤 진실들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교나 트릭 등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은 처음 구상단계에서는 카버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쓰는 과정에서는 모디아노의 문체를 흉내 낸 것 같습니다. 물론 전혀 닮지 않았는지도 모르죠.
‘커피 잔...’ 이후에 저는 소설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또한 무엇보다 삶에 대해서도 그러했기 때문에, 그 다음 작품이 상당히 중요한 작품이 될 거라고 예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껏 그 작품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간 제가 스스로 느꼈던 어떤 변화, 깨달음 등은, 지금 이 작품에서는 거의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것을 이제 올리는 것이 그 변화의 일부분인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아무쪼록 역시 이 작품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사소한 무언가라도 던져주길 바라고, 만일 그렇다면 짧은 감상이라도 말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도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면, 처음 이 작품을 수정하려고 했을 때 저는, 뭔가 부족하다, 더 설명해야한다고 느꼈는데 이제 보니 그 반대로 설명이 너무 많았고, 그 설명들을 날려버리자 비로소 그 의미가 더 분명해진 것 같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그럴 수도 있겠다, 정도를 넘어선 주목할만한 사실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언제나 제가 하려는 얘기가 더 분명해지기 위해선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소설 속에서 그것이 분명해지지 않았을 때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반대로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려 했기 때문에, 어떤 진실들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교나 트릭 등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은 처음 구상단계에서는 카버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쓰는 과정에서는 모디아노의 문체를 흉내 낸 것 같습니다. 물론 전혀 닮지 않았는지도 모르죠.
‘커피 잔...’ 이후에 저는 소설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또한 무엇보다 삶에 대해서도 그러했기 때문에, 그 다음 작품이 상당히 중요한 작품이 될 거라고 예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껏 그 작품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간 제가 스스로 느꼈던 어떤 변화, 깨달음 등은, 지금 이 작품에서는 거의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것을 이제 올리는 것이 그 변화의 일부분인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아무쪼록 역시 이 작품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사소한 무언가라도 던져주길 바라고, 만일 그렇다면 짧은 감상이라도 말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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