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재
물고기통신 32 - 캐스트 어웨이 본문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를 보면 아주 근사한 대사가 나옵니다. 그 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개략적인 영화의 내용을 알아야 하는데, 뜻밖의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 생활을 시작하게 된 주인공 척은 약 4년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해변가로 밀려온 알루미늄 합판(무슨 간이 탈의실 문짝 같습니다.)을 뗏목의 돛으로 삼아 그곳을 탈출해 사회로 복귀하게 됩니다. 그러나 무인도에서의 고독한 삶의 위안이 되어주었던, 두 가지, 배구공 윌슨은 바다에서 잃어버리고, 또 여자친구 켈리는 자신이 이미 죽은 줄 알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고, 또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캘리를 만나고 돌아온 날 밤, 그는 친구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제 나한테 남은 일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그저 숨을 쉬고 살아가는 일뿐이다. 어쨌든 살아가다 보면 또 뭐가 파도에 실려 올지 모르는 일이지 않는가?'
살아가는 일이 몹시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그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이 단지 '바로 지금 나를 둘러싼 상황이 앞으로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란 걸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가 간절히 바라든, 혹은 바라지 않든,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없습니다. 정작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그 두려움이 우리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일일 것입니다. 두려움에 패배하는 일입니다. 두려움을 두려움이 아닌 어떤 것으로, 고통을 고통이 아닌 것으로, 불행을 불행이 아닌 어떤 것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그것에 내어줘선 안됩니다. 그럴 때에만, 파도에 실려 올 그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씨네 21'을 검색하다가, '아줌마'라는 사람의 영화평을 읽게 되었는데, 흐음, 참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고, 다양한 관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해도, 개인적으론, 참 엉터리 같은 영화평이구나 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요, 단순히 '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를 재미없게 보았다는 사실에 대해 그런 게 아니라, 그 이유를 나열한 구절에 대해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니컬하고 재기 넘치는 문장과, 어쭙잖은 말장난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의견과, 편견으로 똘똘 뭉쳐 내용은 없고 단지 편견만이 있는 의견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 편견 또한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것이 아닌, 상품화된 것처럼 보인다면 재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때로,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일 문장을 가지고, 동네 양아치가 단지 무료해서 지나가는 고등학생에게 거는 시비 같은 것밖에 쓸 수 없다면, 대체 문장을 써야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인기를 얻기 위해서? 원고료를 받기 위해서? 그런데 세상에는 그런 문장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불쾌하고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영화평이었습니다.
살아가는 일이 몹시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그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이 단지 '바로 지금 나를 둘러싼 상황이 앞으로 언제까지나 계속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란 걸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가 간절히 바라든, 혹은 바라지 않든,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없습니다. 정작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그 두려움이 우리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일일 것입니다. 두려움에 패배하는 일입니다. 두려움을 두려움이 아닌 어떤 것으로, 고통을 고통이 아닌 것으로, 불행을 불행이 아닌 어떤 것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그것에 내어줘선 안됩니다. 그럴 때에만, 파도에 실려 올 그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씨네 21'을 검색하다가, '아줌마'라는 사람의 영화평을 읽게 되었는데, 흐음, 참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고, 다양한 관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해도, 개인적으론, 참 엉터리 같은 영화평이구나 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요, 단순히 '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를 재미없게 보았다는 사실에 대해 그런 게 아니라, 그 이유를 나열한 구절에 대해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니컬하고 재기 넘치는 문장과, 어쭙잖은 말장난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의견과, 편견으로 똘똘 뭉쳐 내용은 없고 단지 편견만이 있는 의견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 편견 또한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것이 아닌, 상품화된 것처럼 보인다면 재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때로, 그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일 문장을 가지고, 동네 양아치가 단지 무료해서 지나가는 고등학생에게 거는 시비 같은 것밖에 쓸 수 없다면, 대체 문장을 써야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인기를 얻기 위해서? 원고료를 받기 위해서? 그런데 세상에는 그런 문장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불쾌하고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영화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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