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관리 메뉴

시간의재

물고기통신 19 본문

물고기통신

물고기통신 19

물고기군 2001. 12. 11. 03:19
가끔 이유 없이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이유가 있긴 한데, 그것이 과연 그렇게 화를 낼 만한 이유인가 라는 점에서 이유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더라도 진지하게, '진짜'이유가 뭘까 고민하기도 했었습니다. 원래 그런 걸 좋아합니다. 내 자신의 행위나, 의식을 대상으로 소위 분석을 해보는 것이지요. 그러나 최근에는, 그저 나이가 들수록 점점 편협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날카로움은 무뎌지고, 편협함만 늘어갑니다. 좀 더 젊었을 시절에도, 뭔가를 강경하게 밀고 나가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편협함은 늘어가는데, 또 그것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것은 줄어듭니다. 아주 고약한 놈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고약한 성질은, 결과적으로, '상관없다'의 입장을 낳습니다. 너는 그렇구나, 하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 다만 이제는 그런 너를 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나는 사라지겠다. 이런 겁니다. 아, 정말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보기 싫은 인간 따위, 보고 싶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물론 그래선 안 되는 거겠지요. 그들과 나는 단지 인생의 방식이 다른 것뿐이니까요. 관점이 다른 것뿐이니까요. 그러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란 인간이야말로, 정말 꼴 보기 싫은 인간일 테죠. 세상에 정말로 나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세상에는 정말로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장판' 광고의 카피 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조은 세상 언제 오나요?' 친구랑 그 카피를 가지고 농담을 주고받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건 즐거운 농담이었습니다. 좋은 세상 언제 오나요? 서울의 첫눈은 언제 올까요?

'물고기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고기통신 21  (0) 2001.12.14
물고기통신 20  (0) 2001.12.14
물고기통신 18  (0) 2001.12.07
물고기통신 17  (0) 2001.12.05
물고기통신 16  (0) 2001.12.0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