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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재

다시 우는 여자 모티브 본문

단상

다시 우는 여자 모티브

물고기군 2001. 1. 24. 04:31
1년 전에 헤어진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목소리 같지 않았는데, 나는 그녀가 울면서 얘기하는 것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냐고 물었다. 나로선,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도 모르는 것 같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개과천선이란 말을 믿지 않는다. 나쁜 인간은 죽을 때까지 나쁜 인간이다. 왜냐하면 착한 인간은 죽을 때까지, 매번 배반당하면서도, 화가 날 정도로 착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끊기 전, 괜찮아지면, 다시 행복해지면 전화하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 만일 그녀가 다시 내게 전화하지 않는다면, 나는 내내 그녀가 불행한 거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직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네. 그랬잖아, 머리가 기억하는 건 잊어버려도 몸이 기억하는 건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내가 그랬던가. 그래서 1년이 지난 뒤에도, 아직 네 손가락은 내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는 건가.

전화를 끊고, 눈을 감고 다이얼 패드에 손을 올려보았다. 내 손가락은 아직 네 번호를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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